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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24시

whopet 일기장
   
 
 
  whopet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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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whopet
홈페이지   http://www.whopet.com
제 목   인턴시절...검프란..아이 투병기!
나의 인턴시절...

이젠 무지개 다리를 건넌...검프란 아이의 투병기를 올립니다.

우연히 찾아낸...옛날 일기장에서 발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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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프....
검프란 이름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영화"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 이름을 따온것이다...
갑자기 의야하겠지?
무슨 뚱단지 같은 화두인가하고 말야...
검프는 우리병원에서 투병하고 있는 아이다..

지난 여름 아주 더웠던 어느날 라면박스에 개한마리를 들고 들어오는 아저씨가 있었다...
아저씨가 교통사고를 낸것이다..
물론 아무것도 무서운것도 모르는 아이가 차로 뛰어들어갔겠지..
이 아저씨가 무작정 병원에 두고 갔다..
그때 부터 병원소속으로 이름도 없이 한아이가 입원을 하고 있었다.
이 아이가..
내가 말하는 검프다...
내가 지어준 이름이다..
차에 치여 거의 쇽상태로 들어와 간단히 응급처치와 엑스레이만 확인했을뿐 그외엔 애기 상태가 너무나 안좋았기에...
수술도 할수 없었고...살수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엑스레이 상태는 더심각했다.. 골반이 여러조각으로 부러지고 으깨져서...
차마 손도 못댈정도로 심각했다..
안락사를 고려해도 충분한 상태였으나...난 차마..그리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일단 살리기로 했다..

다행이 밥을 먹는다....결국 밥과 주사만 며칠동안 맞았다.
수술은 delay되었다..
그리고 어느기간이 지나서야 녀석이 병원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더니...
밥주는 사람을 알아본다...
역시 나였다.

그때 녀석의 생김새는 시츠이지만 털도 너무길어 마치 바야바 같은 몰골과 너무 지저분해서....지독한 악취도 나고 있었다..
한쪽다리를 너무 깔고 앉아있어 욕창이 생길것 같아...
미용실장님에게.....미용을 부탁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진료를 하고 났는데......
그리고 미용한 말쑥한 모습의 시츠가 나에게 꼬리를 치며..
미용실장님의 손에 들려있는게 아닌가?
바닥에 내려놓으라고 시켰더니...
녀석이 세다리를 이용해 걷기 시작한다..
오~놀라운 생명력...........
생명은 이리도 위대하단 말인가..?
뒤다리 하나는 질질끌면서.. 마치  우스꽝스런 스텝으로 내게 오는것이 아닌가?
그후 병원엔......다리를 하나 절면서 살아있는라면선생을..
따라 다니는 녀석이 있었으니...
그 녀석이 검프다....

검프란 이름의 의미는 지금은 절고 있지만 언젠가 포레스트 검프처럼....
다시 신나게 뛸수 있으리란 나의 생각에..
내가 진료하면 진료실 책상밑으로...
내가 밥먹으면 식탁밑으로...
내가 1층으로 내려가면 1층으로....
내가 화장실가면 문앞까지..
집요하게 날 좋아하고...따르던..검프이다...
누가 맛난것 먹으면 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진득하게 참고 기다릴줄 알고....맛있는거 줘도 먹고나서..
꼭 내옆에만 있어야 안심하던녀석......
내가 없으면 불안해하고 울던녀석....
이 녀석에게 나역시 많은 정을 주고....아끼고 챙겨준것이다..
나도 검프를 아끼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녀석은 사지중 다리세개 밖에 사용을 못한다..
이것을 보안하기위해 새우에게 휠체어제작의 조언을 받고..
상현에게 바퀴도 사고....
검프녀석 멋진 휠체어 만들어 줘야지하고....
기대에 차있었는데................................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입원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강릉으로...내려갔다...
지병이 있었던탓에...늘 나도 불안했었는데..
다행이 며칠동안 입원후에 많이 좋아지셨다.
그리고...
며칠후 병원에 왔다...

검프는 동물학대방지연합회의 임시보호자에게 인도 된것이다.
아직 휠체어도 못만들었는데....아직 작별인사도 못했는데...
아쉽긴하지만...그쪽에서도 사랑받고....
어떤 사람이 입양한다는 말도 들었고...
좋은 주인에게..
사랑받으며 잘살겠지.....하고 맘은 아프지만 안심을 했었다..

그리고 보름후에 ..........
다시 검프가 돌아왔다.

그러나 건강했던 검프는 볼수 없었다...

홍역이다...
녀석은 벌써 많이 진행된 신경증상까지 보이는 츄잉컨벌젼증세로
병원에 왔다...

내가 홍역이란 질병을 모르면.........걱정만하겠지만..
이질병을 누구보다더 잘알고.................
지금 보이는증세가 어떤상태인지 알고 있기에..............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검프를 보호했던 사람들이 정말 미웠다...
그러나
그 사람을 탓하면 무엇하랴..
그 사람도 검프를 끔찍하게 사랑하는것을 모르는것도 아닌데..

검프는 지금 병원에서 입원하고 있다...
발작을 하루에도 수십차례나 하면서........
약과 주사를 맞는다....

안아주고 싶어도....안아줄수도 없고...
너무 아파서 끙끙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가슴아프고...
이렇게 아픈녀석이 내가 근처에가면...
인사할려고 자꾸 아픈몸으로 일어날려고 하고...
검프를 만져 봤자 비닐장갑을 끼고 만져야한다...
그리고 나와서 소독을 해야한다....

정말 열심히 치료했다...
약도 열심히 먹이고..주사도 열심히 맞추고...
그러나 상황이 별로 안좋다....
점점약해져있는 검프를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죽어야할 애를 약기운으로 생명연장을 시켜 더...
고통을 주는것같아 죄책감 마저든다...

이럴때 내가 수의사란것이 더 마음 아프다........

............
.......
.....
...

검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저번에 동물학대방지연합회에서 임시보호하는사람....
그리고 입양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병원으로 계속 전화가 온다..
잘있는지..상태는 어떤지...

그러나 검프의 상황은 좋지않다...
나 또한 지금 깊은슬픔을 느낀다..
새벽에 체력이 바닥난 검프를 보고.....
수액처치를 했고...커다란 수액과 여러가지 주사들.....
점점 검프는 우리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나보다...

너무 아파서.....내가 약을 먹일때도 몇번이나 물었다..
물리면 아프고 화가나야 하는데....왜 마음만 아픈거냐?
역시 검프는 아플정도로 나를 물지 못한다....
차라리 힘있게 아프게 물었으면 좋겠다.
이 슬픈상황을 누가 이해하겠냐마는.....

검프가 이세상을 떠날 확률은 90%이상인것을 감안한다면...
이 상황에 어쩌다...저쩌다..하고 변명을 하겠지만....
난 검프에게 왜 죄책감을 느끼는것인가?

하루종일 좁은 입원장에서 발작으로 침은 흥건히 입에서 나와있고.....
씻지못해 악취가 나며...
운동부족으로 쓰지 못하는 다리는 종이처럼 얇아져 있으며....
깔고앉은 다리는 욕창으로...
힘든호흡과 거친숨소리...........
그리고 나를 부르는 애절한 검프의 목소리..
목소리....

신이 있다면 묻고싶다..
이 사랑스런 아이를 벌써 데려가려 하시나이까?
정말 고통스런 순간에는 살려놓고 ...
아직 삶의 풍요도 느끼지 못하고 이제막 행복해질려고 하는순간..
당신은 이런 상황을 즐기는 잔인한존재입니까?
안타깝게도 아직은 내가 수의사라 이 아이를 쉽게 줄수없습니다...
당신의 철저한 계산앞에 내가 너무나도 감정적인 사람이라..
아직은 당신의 잔인함을 느끼게 할수가 없습니다..
당신의 존재앞에서....당신을 부정하며...난 이 아이를 살리겠습니다..
당신은 이 아이를 데려간다면..평생 난 당신을 원망하며..
당신의 존재를 부정하겠습니다......
......
...
..
.


눈이 맑던 검프.........
유난히 말랐던 검프...........
얼마나 밥도 아구 처럼 먹었는데.......

이 검프의 투병기란 일기도 오늘로서 끝이구나..
이미 예감하고 있었던 슬픔이지만.......
막상 다가왔을때 나는 입술을 꽉물어야 했었다..
깊은 슬픔..................................................

검프가 죽었다......
사랑스런 검프가 죽었다.........
목놓아 울고 싶었다......
울음을 삼켜야만하는 비정함에 난 다시 나에게 놀란다.....

어제 원장님이 안락사 시키자고 말했을때......................했어야 했다.
아니 처음부터 발작증세가 있었을때........
안락사를 했던것이 검프가 덜 고통스러웠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다른아이들은 치료받고 회복기에 들어가서 살고있는데...
왜 너만..
왜~!!!!!!

내 욕심덕에 그렇게 많은시간동안 아파하다가................
죽은 검프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날 얼마나 원망했을까?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어던 내욕심이 검프를 이렇게 아프게 했다는 사실이 정말 미안하다..

검프야...............

내가 지어주었던 사랑스런 이름을 가진 검프야....

너의 그 맑은 눈동자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겠구나....

그렇게 가쁜 숨을 내쉬던 너도 이젠 없겠구나...



그렇지만 아직도 난 널 사랑한단다..언제까지나..


다음세상엔 부디 건강한 삶으로 다시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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